집에 오는 길에 동아리 동기였던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장진 감독님이 각본, 연출을 맡은 공연 <로미오지구착륙기> 가 16일부터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사실 틈틈이 동아리 카페에서 연습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해왔고,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한 30기 회장 후배가 열심히 단체문자를 보내준 덕분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해도 맞는 말이지만(웃음). 여튼 오늘에서야 친구와 통화를 하게 된 것이다. 서로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묻고, 요즘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얘기하고, 핑계 같지만 정말 사는게 바쁘다는 것과 학교 다닐 때가 정말 좋았지, 그리고 올해엔 꼭 다들 만나자와 좀 더 자주 연락하자- 로 통화를 마쳤다.
정말 그랬다. 왜 시간이 지나도 늘 나는 바쁘고, 내 스케줄은 내 것이 아니었고, 친구들에겐 바쁜 척해서 미안하다며 웃어넘기고
그러면서도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은지
이 세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꽤 많은데, 나는 언제나 그 zone 안에서 살아왔는데ㅡ
나는 언제나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 들고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다
그래, 시간은 언제나 없었다. 늘 흐르고 흐르고 흘러서 뒤돌아보면 지나가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해야만 해. 무엇이든.
잘난 척 하고 싶어서가 아니야. 누군가를 밟고 무조건 위로만 올라가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나는 알아야만 해. 알고는 있어야만 한다
아마도 그렇게 나를 다스려가는 것이 내가 이 세상을 좀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