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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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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생활

라이프타임 / 2018. 11. 26. 01:40


요즘 나는 주말보다 평일이 오길 기다린다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는 시간들이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너무 빨리 주말이 오고 나는 그 시간들을 ‘흘려보낸다’

나는 꽤 안정적으로 잘 살고 있고, 내가 바라는대로 일하면서 내 시간도 갖게 되었는데
그렇게 되면 하고싶은 것도 가고싶은 곳도 참 많았는데
지금은 넘쳐흐르는 이 시간을 어찌할 줄 몰라서 그냥 흘려보낸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삶'에 대해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완벽하지 않은게 당연하고 또 그래도 괜찮은데
항상 어떠한 틀에 나를 맞추려고 해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계속 그렇게 살아왔고
그래서인지 주기적으로 나를 몰아세우고 괴로워하는 일이 반복됐다

왜 이런건 익숙해지지도 않고 매번 어려운지
많은 것들이 채워질수록 더 외로워지는 것 같다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포기할수록 더 괴로워지는 것 같다

나는 어른이 되면 내 집이 생기거나, 내 차가 생기는 것보다도
할 수 있는게 많아진만큼 자유롭고 행복할 줄 알았다.
나는 더이상 삶의 목표도, 어딘가로 가고 싶은 여행지도 없어졌다
이대로도 충분히 난 행복해, 라고 생각하면서
이제는 '왜 꼭 행복해야 돼?'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마도 지금의 우울은
오랫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던 이유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으리라
떠나야겠다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지만
새 캐리어를 주문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고
나를 조금은 자유롭게 해줘야겠다

나는 그냥 나로써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나 자신이 스스로를 인정하고 이해해주기를
그리고 소중한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길


Posted by 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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