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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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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라이프타임 / 2010. 2. 1. 01:42

- 복권에 당첨되는 걸 상상했어. 얼마가 있으면 나는 타인에게 진 빛을 갚고 보통 사람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집을 갖고, 내 차를 사고, 갖고 싶었던 카메라를 사고. 이 모든걸 다 하기엔 그리 적은 돈은 아니지만 또 그리 기절할 만큼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어. 읽고 싶은 책을 잔뜩 사서 읽고, 큰 프로젝트 티비로 영화를 보고, 일을 하지 않아도 통장에 쌓인 잔고로 생활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가고. 그러면 행복할까. 인생이 재밌을까. 쓸데없는 걱정인건 알지만 그런 날이 와도 난,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어렴풋이 짐작한다. 그리고 또 생각해. 때로는 그런 행운을 상상하고 바라지만 어쩌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알 것 같다고.

- 이 정적이 나는 싫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서 생존의 의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내 모습이 나는 싫다. 그렇다고 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지도 않다. 이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를 나만이 모르고 있다. 그야말로 시간을 보내고, 시급을 채우는 일이다.

- 나는 공부하고 싶다. 읽고싶은 소설과 역사와 신화, 미술과 사진과 글, 보지 않은 영화들, 가보지 못한 곳, 알고 싶은 종교, 요리, 피아노, 기타, 패션, 그리고 여행. 전시회, 연극, 공연, 뮤지컬, 텍스타일,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그리고 이야기.

- 제대로 살고싶다는 열정을 갖게 되는 순간, 죽음을 인식한다는 건 어쩌면, 죽고 싶은 순간 죽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일, 무서운 일. 그래서 살고 싶지 않다고 빨리 죽었음 좋겠다고 자꾸만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합리화.

- 두려움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시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지나고 나면, 잃어버리고 나면 언제나 조금씩은 후회가 든다. 있을때 잘 하라는 말은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나의 주위를 흐르고 있는 나의 시간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2009.07.25)

-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까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아주 멋진 여성'이었다. 어느 날 엄마는 나를 옆에 앉혀두고 단 두 가지를 빼놓고는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걸 모두 다 해보라고 말했었다. 그 두 가지란 '거짓말' 과 '몸 파는 일' 이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내가 '그럼... 담배 펴봐도 돼?' 하고 물었더니 펴보고 싶음 그렇게 하라고 했다. 농담 삼아 '그럼 마약도 해봐도 돼?' 하고 물었더니 돈 있으면 해보랜다-_- 그러나 나는 종종, 아니 자주, 아니 매일 거짓말을 한다. 결국 나는 몸 파는 것 외에는 너무 많은 것을 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미루고 살고 있다.

-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이 세상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많은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존재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다들 건강합니다. 이 곳에 내가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앞으로를 위해 노력할 수 있습니다. 내 뜻대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웃을 줄 알고 눈물을 흘릴 줄도 압니다.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Posted by 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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