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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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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쿠사에 가려고 생각한 것은 연극을 동경했기 때문이다. 사실 연극을 동경하면서도 그때까지 나는 연극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코미디라면 어린 시절부터 일가견이 있었으니까' 하는 생각으로, 순전히 제멋대로 비약적인 사고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게다가 자살이나 다름없는 결정을 내리는 마당에 아사쿠사의 공연장이 배경으로 아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비호에서 벗어나 길에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어도 아사쿠사의 연예인이 되기만 한다면 멋있을 것 같았다. 아사쿠사만큼 연예인이 객사하기에 멋져 보이는 곳도 없었다.
그 후의 이야기는 나중에 차차 쓰기로 하고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나는 운좋게 객사도 하지 않았고 연예인으로 먹고살 수 있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도 벌었고, 세상에 이름도 알렸다. 영화감독도 하게 되었는데, 어느 틈에 헤아려보니 벌써 영화를 열세 편이나 찍었다. 이것만큼은 아무래도 말하기가 쑥스럽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가면 '마에스트로' 라고 불릴 때도 있다.
학생 시절에 느꼈던 그 공포감, 살아 있다는 쾌감도 맛보지 못한 채 이대로 죽으면 어쩌나 하는 공포감은 극복한 것일까? 이 시점에 이런 반문을 던지는 것은 뚜렷하게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도 살아 있다는 쾌감은 맛볼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 반대다. 그 문제에 관해서는 어느 쪽을 택했다 해도 결과가 같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즉 연예인을 목표로 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다가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담담하게 살다 담담하게 죽어가는 쪽이 조금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고.
왜인가 하면, 역시 지금의 인생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면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이면서 영화감독이고, 비트 다케시이기도 하고 기타노 다케시이기도 한 지금의 인생은 정말로 지친다.
물체는 심하게 흔들리면 그만큼 마찰이 커진다. 인간도 심하게 움직이면 열이 난다. 옆에서 보면 분명 빛나고 있는 인간이 부러워 보일 것이다.
하지만 빛나고 있는 본인은 뜨거워서 견딜 수 없다.




#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중에서.




Posted by 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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