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1월, 사춘기
monologue / 2011. 1. 16. 17:45
여름이 오면 우울증을 앓는 것처럼 언제부턴가 1월이 오면 딜레마에 시달린다
새해엔 반드시 달라져야만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 한살두살 나이를 먹고 있기 때문일까
무튼 올해도 지나쳐주지 않고 딜레마란 녀석의 품에, 나는 도달해 버린 것 같다
그러고보면 해마다 나는 무언가 다른 일에 매달려 있었다
여러가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핑계를 댔지만 실은 한가지 일이라도 제대로 끝낸 것이 없었다거나 나의 끈기가 부족했다거나
그래서인지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라던가 하는 기분도 좀 든다
올해도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고 늘 그렇듯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한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를 할 나이도 아니건만 회사에선 사회초년생인지라 어렵고 낯선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사이에 수많은 생각이 오고가고 깊은 생각에 빠지다보면 내가 나를 구덩이 속으로 잡아끄는 것만 같다
이런 때일수록 심신이 약해져서 몸이 아프다고 신호를 보내거나 조그만 일에도 상처받고 감정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자주 운다
세상만사가 나의 고민이 되고 나의 운명과 삶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만 같고 차라리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왜 나는 그 많은 일을 하는 동안 이럴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건지 모두 배우지 못했을까
왜 스물여섯이 되도록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일까
어린시절보다 더 고도의 기술로 타인을 상처주고, 더 아무 생각없이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아직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아직도 이렇게 약하고 어린애 같은지, 나는 그다지 성장한 것 같지가 않다
갖고 싶은게 하나씩 손에 들어오면 행복해질까
목표가 생기면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라는 질문 앞에 아무런 결론도 내릴 수 없어서 또 한참을 생각하면 결국은 또 제자리다 ㅋㅋㅋ
분명한 건 지금의 내가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 지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좀 더 입지를 굳힐 것인지 선로를 바꿔 핸들을 꺾을 것인지 아님 또다시 모두 놓아버릴 것인지
어쨌거나 난 태생이 게으른 놈인데 그런 내가 남들만큼 열심히 산다는 건 몇배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무슨 일을 하든 좀 더 요령있게 사는 법을 터득하는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