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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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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타임 / 2009. 6. 29. 04:09

해야 할 일이 없어지고 나면 제일 먼저 시작되는 건 '불면증'이다. 아니, 딱히 불면증이 시작된 건 아니다. 그저 내일을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감이 사라지고 나니 새삼스레 새벽시간이 아까워진 것 뿐. 이렇게 해가 뜰 무렵에 잠이 들어도 한낮이 되어야 일어나니 평소보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즐기고 있음은 당연한 얘기이고 고로 잠을 못잔다는 건 거짓말이다. 요 몇일간 쿠키 산책이나, 해가 지고 난 뒤에야 슈퍼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고서야 잠이 들곤 했는데 그럼에도 꽤 여러번 뒤척이다 뒤숭숭한 꿈 때문에 잠을 깨곤 했다. 몇 일 사이에 모기에 물린 자국은 나도 모르는 새 늘어만 갔고, 새벽 시간마저 덮치는 무더위는 슬금슬금 장마가 다가옴을 알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유치하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기에도 창피한 최악의 방법으로 나는 자유를 얻었다. 주위에 있던 것들을 하나둘 놓아보내고 있다. 미안한 마음, 걱정스런 마음도 들지만 너 이거밖에 안돼? 싶은 마음도 들지만 실은 홀가분했다. 그런데, 너 행복하니? 6월이 가고, 7월이 오고 있다. 어쩐지 올 초에 보려고 했던 사주가 보고 싶어졌다. 2009년의 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내가 서 있는 이 곳은 아직도 불안정하다.

Posted by 이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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